
시간이 흐르면서 '좋아하는 계절 음식'이라는 게 생겼다. 이를테면 한여름에 시원하게 먹는 미역냉국이나 냉 메밀, 늦가을에 푸짐하게 먹는 왕새우, 겨울 초입에 먹는 킹크랩찜, 한겨울에 짭조름하게 먹는 꼬막 등이 그렇다. (그러고 보면 늘 가장 많이 먹는 육류는 계절도 덜 타는구나.)
봄에 생각나는 음식이라면 딸기(!)부터 시작해서 새콤달콤한 것들이 하나둘씩 떠오르는데, 다른 봄 음식만큼 튀지는 않지만 절대로 빼먹고 싶지 않은 봄 음식이라면 쑥국을 들고 싶다. 쑥국은 재료가 비싸지도 않고 조리법이 까다롭지도 않다. 향긋한 쑥 냄새를 빼면 그냥 맑은 된장국이랄까. 하지만, 먹을 때 기분도 좋고 먹고 나서 속도 편안해서 참 좋아한다.
무엇보다 쑥국은 딱 이때만 즐길 수 있어서 더 찾게 되는 모양이다. 아직 봄이라 부르기에는 쌀쌀하지만, 겨울이 지났음은 피부로 느껴지는, 딱 그때에만 먹을 수 있는, 마치 봄의 문을 여는 듯한 음식이랄까.
올해는 어머니께서 남쪽 친척집에 다녀오시는 길에 챙겨 오셔서, 평소보다 좀 더 일찍 먹게 되었다. 그러고 보니 아내가 끓여주는 쑥국은 또 처음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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