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난 팬치고는 굉장히 경기를 안 보는 편이다. 그 많은 정규 경기 다 챙겨볼 수도 없는 노릇이고, 시즌 중에는 경기 외에도 이런 저런 소식들이 매우 많기 때문에, 못 볼 때가 더 많다. 머슬맨 시절의 킹스는 정말 재미없어서 10경기도 안 본 듯 하고. 작년 씨어스 시절의 킹스는 그래도 15경기 정도는 챙겨봤었다. 물론 그 15경기가 대부분 킹스가 이기거나 박빙이었던 경기들을 고르긴 했지만서도...

덕분에 내가 선수들에게 내리는 평가는 직접 경기를 보기 보다는, 문자 중계 중에 느껴지는 흐름(?)과 리캡, 박스 스코어 정도를 통한 경우가 많다. 물론 그렇게 봤을 때 놓치는 부분들이 있어서 가끔 경기를 보는 것이지만, 그래도 경기를 보고 판단하는 것과는 많이 달라진다.

최근 한 너댓 경기 정도를 더 봤는데(맥없이 진 경기도 있고, 크게 이긴 경기도 있고), 보다 보니 그 동안의 평가를 수정해야 할 것 같더라. 시즌 개막 전에 몇 경기를 더 볼지는 모르겠지만, 오늘 수정한 평가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을 듯.

우드리: 3점이 생각보다 약하고(거의 없는 느낌), 세트 상황에서의 공격 전개가 그다지 좋지 않다. 속공 상황에서는 꽤 만족스럽지만, 세트 상황에서는 약간 듀얼 가드같은 느낌마저 들 정도. 수비는 딱 평균인 레벨. 상대를 막론하고 마구 뚫리지는 않지만, A급 PG를 만나면 공수 양면에서 흔들린다.

마틴: 계속 진화하는 영리한 선수. 공수 모두 상당히 효과적으로 한다. 특히 파울콜 쪽에 이제 만랩을 찍은 듯. 공격 시 자유투 얻어내는 것 대단하고, 수비도 약하다 싶었는데 자리 잡고 공격자 파울 유도하는 게 일품이다. 다만, 혼자서 게임을 바꿔내는 능력은 아직 없어 보인다. 클러치도 좀 덜 해보이고. 기대가 커서 그런가.

샐몬스: 킹스 최강의 슬래셔...라고 생각하지만. 아테스트와 같이 뛴 경기들에서는 진짜 아무런 느낌이 없더라. 오프 더 볼 움직임이 가히 최하. 공 없을 땐 멍하니 서있는 편이다. 그리고 3점이 사실상 없는 느낌. 3점 라인에서 완벽한 캐치 앤 슛 타이밍으로 공을 받고는 수비수가 밀집되어 있는 인사이드로 들이댄다;;; 천상 에이스로 만들어 줘야 하는 건데, 그 정도의 역량이 되는 건지 모르겠다.

가르시아: 완전 소중. 루키 때 그의 들쑥날쑥에 인상이 깊었는지, 여전히 그를 잘 흥분하는 마인드로 기억하고 있지만, 정말 쏠쏠한 선수다. 킹스 주요 선수들 중 유일하게 믿을만한 3점원. 오프 더 볼 움직임은 마틴에 이어 팀 내 두 번째 정도. 돌파의 비중이 적긴 하지만, 리바운드, 수비, 스틸 등 진짜 온갖 일 도맡아 하더라. 팀 사정상 백업 PG-_-를 많이 봤지만, 이번 시즌엔 안 그랬으면 하는 바램.

무어: 제 몫은 해준다...라고 생각했는데 볼수록 쏠쏠하다. 슛거리 길고, 오프 더 볼 움직임이 굉장히 좋다. 끊임없이 가드들에게 스크린을 걸어주고, 빈 자리를 찾는다. 쏠 때 쏘고 뺄 때 빼주면서 절대로 공을 끌지 않고, 공이 매끄럽게 돌게 한다. 공격 리바운드 가담이 아주 인상적이고(사실 킹스 유일의 공격 리바운더;;), 그에 이은 세컨 찬스도 맘에 든다. 대인 수비력은 생각만큼 나쁘지 않은데 팀 수비가 좀 이상하다.

밀러: 회춘했으니 트레이드해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했었는데. 현재 킹스에 밀러 없다고 생각하면 끔찍하다. 수비는 그냥 그렇고 포스트 무브가 전무하다는 약점은 여전히 뚜렷하다. 반면 수비 리바운드는 적절하게 잡아주고, 공격에서 콘트롤 타워로 역할하는 건 정말 소중했다. 마틴 득점의 1/3은 밀러 덕분인 듯.

호즈: 기본기는 좋다. 나이치고 정말 다양한 골밑 공격 기술을 갖고 있고, 수비 센스도 나쁘지 않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아직 노련미가 떨어진다. 자신이 해야 할 때와 공을 돌릴 때를 좀 더 구분할 수 있다면 스타팅으로 올라설 수 있을 듯 하다.

쉘던 윌리엄스: 생각만큼 나쁜 선수는 아닌 것 같지만, 잠재력이 높을 거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두비: 천상 언더사이즈 SG인데, 오프 더 볼 움직임이 안 좋다. 어쩌라고...

아테스트: 팀을 떠난 마당에 나쁜 말 하고 싶지는 않지만, 개인의 실력이 좋다고 팀에 도움이 되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특히 아테스트의 3점슛을 보고 있노라면 예전 제이슨 윌리엄스의 3점슛을 보는 듯한 느낌마저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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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적으로 킹스는 내가 생각하던 것보다 좀 더 약한 팀인 모양이다. 올해 루키들에 기대를 해보긴 해야겠지만, 루키야 어쨌든 루키니까... 기대를 좀 더 낮춰야겠다. 아직 팀으로서 다듬어지지 못했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지만, 멤버들의 장단점이 너무 뚜렷하다. 이들을 제대로 묶어내는 것이 과제일 듯.

여전히 킹스의 약점은 수비와 리바운드라고 했지만, 글쎄... 리바운드는 그럭저럭 괜찮아 보였다.

가장 큰 문제는 공격 로테이션이 좋은 팀(ex:선즈)을 상대로 3점 수비가 전혀 안 된다는 것과 공격 시에 딱히 팀 전술이라 부를 게 여전히 없고 그냥 센스 좋은 선수들의 투맨 게임에만 의존하는 느낌이 들었다. 어시스트/턴오버 비율이 리그 최하위권이라는 게 괜히 나온 게 아니다.

답을 어떻게 내야 하나...하는 문제가 있는데. 기본적으로 업템포 공격을 하는 팀으로 가야한다고 본다. 물론 밀러의 스피드가 좀 걸리긴 하지만, 현 상황에서 우드리-마틴-샐몬스-가르시아의 공격력을 극대화하는 방법은 그것밖에 없는 것 같다. 그리고 세트 상황에서는 결국 밀러나 호즈, 톰슨을 축으로 투맨 게임, 나아가 가능하다면 프린스턴 모션 오펜스를 돌리는 것이 최고인 듯 하다.

PF 자리는 계속 맘에 걸리는데, 잘 모르겠다. 사실 무어-밀러 라인업이 서로의 단점을 꽤 잘 커버해주는 조합이기도 하고, 마땅히 노릴만한 선수가 안 보인다. 톰슨이 어느 정도려나... 샐몬스랑 무어를 어떻게 해서 키리렌코 같은 포워드를 데려다 놓고 전술에 따라 3-4번을 오가게 하면 딱일 것 같은데, 그러기는 또 힘들 것 같고...

루키들만 믿고 가야 하나보다. 이번 시즌엔 5할 승률 할 수 있으려나.

ps: 이 글 쓰고 SacBee 가봤더니, 씨어스 감독이 올해 팀에 트라이앵글 오펜스를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댄다. 트라이앵글이라... 밀러랑 무어는 좀 안 맞을 것 같은데, 스펜서 호즈는 왠지 딱 맞을 듯도 싶다. 가드진이야 그럭저럭 맞을테고.
2008/09/30 23:34 2008/09/30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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