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스스코어 (http://www.nba.com/games/20081015/LACSAC/boxscore.html )

참 즐거운 경기였습니다. 배런 데이비스, 알 쏜튼, 마커스 캠비가 빠진 클리퍼스를 상대로 10여점 차로 계속 앞서다가 4쿼터 막판에 에릭 고든의 폭발로 116:112로 진 경기가 어디가 즐겁단 말이냐…라고 하실 수도 있지만(정규시즌에 이렇게 지면 미칠 듯^^), 시범경기였고 4쿼터엔 주전들 다 뺐으니까요. 1-3쿼터는 킹스 팬으로서 정말 즐거웠습니다.

여러 번 얘기하지만 현재 킹스의 문제는 ‘색깔없음’입니다. 아델만 영감님의 모션 오펜스 이후 킹스는 이렇다 할 팀 칼라가 없었습니다. 에릭 머슬맨 감독은 아델만 영감님의 공격 시스템을 포맷시켰고 결과로 브래드 밀러는 어울리지도 않는 로우 포스트에서 버벅대고, 모든 선수들의 무한 1:1로만 일관했지요. 작년 첫 부임한 레지 씨어스 감독은 모래알 상태였던 팀을 어느 정도 팀처럼 보이게 꾸며냈고, 트레이드나 영입을 통해 로스터도 이제 그럭저럭 구색은 맞춰졌습니다.

그럼에도 킹스의 문제는 색깔없음이었습니다. 실제로 지난 시즌 킹스의 공격은 마틴, 샐몬스, 아테스트의 1:1, 그리고 밀러의 센스로 이뤄지는 하이포스트에서의 투맨 게임. 이게 거의 전부였거든요. 당연히 결과는 답답했죠. 보기에도 좀 단조로웠고, 한 때 밀러-디바치 두 빅맨이 15어시스트 합작하던 시절이 무색할 정도로 ATR은 리그 최하위를 맴돌았습니다.

공격에 있어서 팀 칼라를 찾는 게 최우선이었는데, 이게 요새 어느 정도 되어 보입니다. 시범경기 시작하면서 레지 씨어스 감독은 킹스에 트라이앵글을 도입하겠다고도 했고, 템포를 올리겠다고도 했는데, 이 둘 다 조금씩 조금씩 보이고 있습니다. 트라이앵글은 시간이 걸리는만큼 지금 당장 보이는 건 일단 ‘런앤건’입니다. 그리고 저는 이 해답이 정말로 마음에 듭니다. 현재 킹스 로스터에 가장 잘 어울리는 전술이거든요.

현재 킹스 로스터의 강점은 멤버 전원의 슈팅력, 볼핸들링, 센스, 그리고 젊고 빠른 백코트입니다. 약점은 (2년차 스펜서 호즈를 제외하면) 포스트업 옵션이 전무하다는 점이죠. 그래서 이 팀은 런앤건에 맞는 팀입니다. 아니, 런앤건만이 살 길인 팀이죠.

지난 레이커스 전에서도 꽤 좋은 모습이었고, 이번 클리퍼스 전에서는 정말 좋았습니다. 그동안 아테스트가 조금 흐름을 끊는 느낌이 있었는데, 이제는 공의 움직임이 눈에 띄게 좋아졌습니다. 우드리의 속공 전개 능력은 리그에서 꽤 상위권이라고 생각하고, 마틴은 아마 몬타 엘리스와 함께 스윙맨 중 리그 최강의 속공 피니셔일 듯 합니다. 여기에 샐몬스-가르시아도 절대 처지는 편이 아니고 말이죠. 물론 백업 PG 바비 잭슨, 바비 브라운도 스피드로는 자신있는 선수들이고요. 여기에 패싱 센스가 굉장히 좋은 빅맨 밀러, 호즈를 합치면. 그림이 그려집니다. 밀러, 호즈가 리바운드 잡고 하프 라인쯤에 달리는 우드리에게 주고, 우드리는 잘라 들어오는 스윙맨들에게 찔러줍니다. 아니 우드리가 생략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리바운드 후 한 번의 아웃렛 패스로 마틴 혼자 공격하고 오는 경우도 눈에 띄게 늘었습니다.

아직 초기 단계라 뭐라 말하기가 애매하지만 이런 킹스의 업템포 농구는 꽤 위력이 있을 듯 합니다. 1차로 속공을 노리고, 그게 안 되면 2차로 얼리 오펜스를 노리고(실제 클리퍼스 전에서는 10초 내에 전술을 실행한 적이 많습니다.), 그것도 안 되면 어설픈 트라이앵글로 빅맨들이 꼭지점에 자리 잡으면서 스트롱 사이드의 전술을 만들어가기도 하고, 이게 아직 어설프다 싶으면 잘 하던 투맨게임으로도 해나갑니다.

아직은 호흡이 잘 맞지 않아 서로 신호가 어긋나서 실책하는 경우도 많고, 다 뚫어놓고 마무리 안 되는 경우도 많고 하지만, 이대로 시즌 중반 정도까지 손발을 맞추면 최소한 보기에는 꽤 즐거운, 그리고 막기에는 꽤 까다로울 수도 있는 팀 칼라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솔직히 머슬맨 시절의 킹스 경기는 저조차도 정말 보기 싫었고, 작년의 킹스 경기는 재미있게 잘 풀리는 경기가 있는가 하면, 가슴이 답답해지는 경기도 있어서 그냥 저 혼자 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올해의 킹스 경기는 웬만한 분들께 추천해드릴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해봅니다. 이제 걸음마 단계인데 쑥쑥 컸으면 하네요. :)

Ps: 시범경기이긴 하지만, 클리퍼스의 마이크 테일러와 에릭 고든은 정말 끝내주더군요. 두 선수 모두 주목해볼만한 것 같아요.

2008/10/17 16:35 2008/10/17 16:35
Tag //

Trackback Address >> http://www.haralab.net/nba/trackback/17

댓글을 달아 주세요

[로그인][오픈아이디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