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과 동시에 원정 4연전. 우주관광 다녀오는 바람에 '아직 아닌가'싶었는데 이후 3연승, 그리고 1승 1패의 성적을 보니 다시 희망이 솔솔 생겨난다. 물론 아직 제대로 된 팀은 아니다. 자기보다 약한 팀을 맞아 시종일관 리드를 하다가도 4쿼터에 집중력이 흐트러져서 추격을 허용하고, 상대팀이 좀 더 제대로 된 팀이면(ex:피스톤스) 지기도 하고, 아직 갈무리가 제대로 되려면 좀 멀었다는 느낌.

그럼에도 희망적인 이유는 보고만 있어도 뿌듯한 '영건'(제이슨 톰슨! 스펜서 호즈! 바비 브라운!)들의 활약도 있지만, 무엇보다 로스터가 끈끈해졌고, 이들이 하나의 팀으로서 손발이 맞기 시작했고, 서로가 서로를 필요로 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경기를 보면서 '아, 역시 이 상황에서는 좋은 백업 PG가 필요해.', '아, 정말 인사이더 좀...' 하는 식으로 트레이드나 추가 영입을 생각했다면, 요새는 '이야. 쟤가 저런 것도 할 줄 알았네?'하면서 감탄하는 경우가 더 많다. 분명 약점이 많은 선수들인데, 자기들끼리 호흡을 맞추면서 그 약점을 가려가는 모습들은 감동적이기도 하고 말이지.

사실 최근 경기를 치룬 상대들이 대체로 강팀과는 거리가 있었으니까(엘리스 빠진 워리어스나, 졸지에 리빌딩 팀 클리퍼스나, 빌업스 자리에 아이버슨 들어간 피스톤스나..) 호네츠나 레이커스 같은 엘리트 팀과 경기를 붙여보면 또 좌절할지도 모르겠지만, 총체적인 전력에서 자신보다 뒤쳐지는 팀에게는 그래도 이겨주는, 전형적인 중위권의 팀의 모습은 보여주고 있다. 훗훗.

잠시 얘기가 샜지만, 최근 날 가장 놀라게 하는 건 마이키 무어와 존 샐몬스.

무어는 팀 처음 올 때만 해도 '기름손'이라 비판했었는데, 요새는 팀에 완전히 융화됐다. 무어의 약점은 사실 뚜렷하다. 빅맨치고 너무 말랐고, 그래서 중량급 인사이더에 대해서는 쥐약이라는 것. 파이팅도 뛰어나고, 빅맨이지만 사실상 속도나 움직이는 방식이 가드이고, 중거리도 괜찮다...라는 장점이 그동안은 '수비가 구리다'라는 단점 때문에 완전히 가려졌었다. 하지만 브래드 밀러가 돌아오고, 스펜서 호즈가 괜찮은 몸빵형 인사이더 수비수로 급성장하면서, 무어의 장점이 보이기 시작한다. 오프더 볼 무브 움직임이 굉장히 좋고(바꿔 말하면, 이런 무어를 읽고 팀원들이 패스도 잘 찔러준다는 것), 공을 받은 후에 시야도 꽤 좋아서 요새는 인사이드로 침투해서 공받은 후 자신에게 수비가 허둥대며 몰릴 때 오픈된 동료 빅맨, 또는 잘라들어오는 커터에게 터치패스마저 보이고 있다. 리바운드도 출장 시간 대비 훌륭하고, 약간 감정적인 타입이긴 한데, 잘 풀릴 때는 팀에 이런 분위기 메이커 하나 정도는 있어야 하고 말이지.

샐몬스는. 아테스트 트레이드 때부터 기대는 했지만, 기대 이상이다. 물론 요새도 닥치고 돌파하다가 밀집된 상대 수비한테 멋지게 블럭-_-당하는 모습을 보여주긴 하지만... 팀에 그 정도 슬래셔는 어쨌든 필요하다. 예상 외의 모습은, 늘어난 슛거리와 어시스트! 오프시즌부터 슛거리를 늘리려고 노력했단 얘기는 들었는데, 확실히 점퍼의 비중도 늘고, 길이도 길어졌다. 예전에는 팀원들이 기껏 3점 밖에 서있는 샐몬스에게 오픈되게 패스를 줘도, 샐몬스는 다시 그 공을 잡고 밀집된 인사이드로 돌진하는 모습을 보여줬는데-_-.. 슛거리가 길어지니 3점도 간간히 때려주고, 덕분에 상대편 수비가 꽤 고전한다. 거기에 최근 몇 경기에는 거의 신들린 듯한 어시스트를 보여줬다. 하이라이트에 나올만한 화려한 패스는 아니지만, 안정적인 볼핸들링으로 공격을 시도하다가 더블팀 들어오면 바로 바로 빼주는 건실한 패스로 팀의 공격을 살리고 있다. 아, 정말 샐몬스가 이렇게까지 해주면 >_<

거기에 수비도 정말 끝내준다. 에이스 마틴의 수비가 다소 약한 반면, 샐몬스의 수비는 정말 좋다. 그동안 사기급 수비수 아테스트(얘는 문자 그대로 PG부터 C를 막을 수 있었으니. ㄱ-) 때문에 상대적으로 가려보였지, 샐몬스의 스윙맨 수비는... 글쎄 내가 보기엔 리그 정상급이다. 디나이도 잘 하고, 돌파 거의 안 열어주고, 가끔 훼이크에 속아 점퍼 타이밍을 주더라도 끝까지 쫗아가서 흔들어놓는다. 쓰다보니 샐몬스가 무슨 올스타쯤 되는 것처럼 썼는데..... 요새 내 마음은 사실 그 정도이다. ㄱ- 공수 양면에서 가장 과소평가받고 있는 스윙맨이 아닐까 싶다. 어떻게 3점의 비중 및 정확도를 좀 더 올릴 수 있다면 올스타도 꿈만은 아닐지도;;;

지난 번 글에 이어 쓰다 보니 또 샐몬스 사랑으로 빠져버렸네.;;; 두 경기 연속 선발 3번으로 뛴 제이슨 톰슨 얘기도 해야 하는데.. 수비에서 상대방 3번을 놓치지 않는 빠르기의 빅맨이라는 건, (톰슨이 풋내기임에도) 상대편에게 정말 곤혹스런 존재더라. 공격에선 말할 것도 없고.

요새 킹스에 아쉬운 거라면, 대체로 3점 옵션이 적다는 것. 스펜서 호즈와 브래드 밀러. 두 빅맨이 경기당 5개쯤 3점을 던지고 있긴 한데, 빅맨의 3점이 제대로 옵션이 된다면 곤란하지... 우드리는 아직 슛거리가 좀 짧은 듯 하고, 샐몬스도 조금 올라오긴 했는데 아직 주된 옵션은 아니다. 바비 브라운, 바비 잭슨 3점은 나쁘진 않은데 무난한 수준. 그나마 마틴이 던져줬는데 마틴이 지금 부상이니... 하지만 이 3점 문제는 어쌔신 프란시스코 가르시아가 돌아오면 해결될테다. 훗훗훗.

PG: 우드리-바비 브라운-바비 잭슨
스윙맨: 마틴-샐몬스-가르시아
빅맨: 무어-밀러-호즈-톰슨

이 10인의 로스터는 정말 마음에 든다. 무엇보다... 킹스가 팀 리바운드에서 앞서고, 상대편 골밑을 유린했다라는 평을 대체 몇 년만에 듣는 거란 말인가!!!




2008/11/14 17:57 2008/11/14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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