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2007년 3월 8일

Posted 2007/03/08 23:06, Filed under: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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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에 이어 오늘도 다소 어이없게 눈이 내렸다. 1월에 왔으면 '좋아라-'했을텐데, 3월 서울의 함박눈은 어딘지 기괴한 느낌을 줄 뿐 딱히 반갑지는 않았다.

색시는 요새 프로젝트 마감이 다가오면서 계속 야근 중이다. 아침에는 내가 늦잠을 자는 탓에 졸린 눈으로 배웅하는 게 고작이고, 밤에는 색시가 완전히 지친 탓에, 같이 노는 건 고사하고 서로 맨정신으로 하루에 한 두시간 정도 보면 다행인 지경에 이르렀다. 우어어. 신혼의 남편을 홀아비로 만드는 회사는 각성하라, 각성하라. (여기까지 썼는데 위의 문자가 왔다 >_< )

나도 요새 학교 일이 제법 쌓여있는데, 계속 머리아픈 일들이 터져서 제대로 집중을 못하고 있다. 그제부터는 열심히 나한테 채찍질을 해댔고, 결과로 오늘은 그래도 조금 꼼지락거리며 할 일을 했다. 그런데 랩 미팅은 내일... 이를 어쩌지. 한 것이 부족해. OTL.

최근 가장 재미붙이고 있는 것이라면, 의외로 책 읽기이다. 책을 제대로 읽자라는 새해 계획도 있었지만, '컴퓨터 앞에 너무 붙어있다'라는 색시의 지적이 컸다. 그래서 도서관에 들러 몇 권을 들고 왔는데, 엘리베이터를 기다릴 때나, 밥먹을 때, 혹은 컴퓨터 부팅되는 동안 등등 별생각없이 시간날 때마다 조금씩 책을 봤더니 생각보다 많이 보게 되더라. 지금 읽고 있는 책은 '전쟁과 과학, 그 야합의 역사'인데 흥미롭기도 하고 글솜씨도 좋아서 술술 읽고 있다.

책 읽기가 생각보다 재미있긴 하지만, 요새 딱히 유흥을 즐기고 있지 않는데다가 색시도 자주 못 보고 해서인지, 간만에 쇼핑 중독 금단 증세가 오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마땅히 사고 싶은 것이 안 보인다라는 것. (물론 유부남이라 용돈도 달리지만;)

휴대 물품 중에 뭔가를 바꿔볼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레이저 핸드폰+몰스킨 노트+타비의 조합은 효율적이면서도 가장 내 취향에 맞는 편이라 이 틈새를 가르고 들어올 것이 별로 없다. 이런 나의 고민 아닌 고민을 들은 '-_-'이 올림푸스의 말도 안 되게 작은 DSLR, E-410을 알려줬으나 이 또한 잠시 눈에 들어오다 말았다. 봄도 오고 하니 다시 카메라를 들어보는 것도 좋을텐데, 요새는 통 카메라에 손이 안 가고 있으니 말이다. 수퍼 마리오까지 나온 NDSL도 조금 끌리지만 혼자 하긴 싫고(NDSL 한글화된 '동물의 숲', 혹은 wii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 이 때문) 게다가 난 손으로 조종하는 오락들을 지지리도 못한다.

어딘지 착- 가라앉은 느낌. 살다 보면, 이런 때도 있는 법이다. 이런 때도 꼬물 꼬물거리며 뭔가를 해내야 진정한 '성인'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아아, 이게 다 이 이상한 날씨 때문이다. 울긋불긋한 꽃이 보고 싶고, 파릇파릇한 녹색을 보고 싶은데, 때 아닌 무채색 풍경에 어깨를 잔뜩 움츠리고 있으니 그럴 수 밖에. 날도 따뜻해졌으니 이렇게 저렇게 몸도 화끈하게 움직여봐야 할텐데 덕분에 지금 일주일 째 농구공도 못 잡아봤단 말이다.

봄나물 먹고 싶다. 두릅 데쳐서 초고추장에 찍어 먹으면 그만일텐데, 날씨가 이래서야 제대로 된 두릅이 나왔으려나 모르겠다.

색시야, 얼른 와. ㅠ_ㅠ
2007/03/08 23:06 2007/03/08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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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 suha 2007/03/09 17:20 Delete Reply

    크~ 펜냥 너무 깜찍하세요 ㅎㅎ
    E-410 끌려요...(당했다;)

    1. Re: # HaraWish 2007/03/10 12:46 Delete

      처음엔 나도 무시했는데, 볼수록 끌리고 있다. OTL. 국내에는 5월 출시 예정이라고...

  2. # taz 2007/03/09 13:39 Delete Reply

    알콩달콩 부럽습니다

    1. Re: # HaraWish 2007/03/10 12:47 Delete

      감사합니다. ^^

  3. # -_-; 2007/03/10 02:10 Delete Reply

    하아.. E-410 저 오묘한 스트랩 위치에.. 대략 정신이 멍해지며..
    두릅!!! 이제 나물Geology 가 부활할 때인가. 으음.!

    1. Re: # HaraWish 2007/03/10 12:48 Delete

      듣고 보니 그러네. 스트랩이 저기면 들고다닐 때 휭휭 돌지 않으려나? 하긴 렌즈 끼우면 무게 중심이 잡힐지도. 나물 geology. 푸하핫. 그러고보니 예전에 야외조사에서 벌목하는 아저씨들 틈에서 불고기+산나물(곰취)만찬을 먹었던 기억이...

  4. # .. 2007/03/15 15:49 Delete Reply

    저 문자 메세지 좀 스크랩 해두 될까요? 애인(이 생기면!)에게 써먹으려구요..

    1. Re: # HaraWish 2007/03/17 16:53 Delete

      네, 요긴(?)하게 쓰시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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