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 킹스, (리빌딩의) 강을 건너다.
Posted 2007/03/12 14:30, Filed under: NBA
* 킹스, (리빌딩의) 강을 건너다
이건 모두 로버트 호리의 잘못이다.
적어도 15,000 명의 새크라멘토 킹스 팬들이 홈구장 아코 아레나에서 열린 스퍼스와의 경기에서(경기는 100-93으로 스퍼스 승리) 스퍼스의 포워드, 호리를 볼 때마다 야유를 보내는 이유는 될 것이다.
로버트 호리. 2002년 서부 결승 시리즈 4차전에서 킹스 팬들의 가슴에 기어이 비수를 꽂은 건, 그의 버저비터 3점슛이었다. 호리의 슛은 서부 결승전의 흐름을 바꾸어, 레이커스는 상승세를 탔고 킹스는 구단 역사 최초로 NBA 결승전에 나갈 기회 앞에서 주저앉고 말았다. 그것은 또한 지난 10년간 가장 흥분을 안겨줬고, 잘 균형잡혀 있던 팀 중의 하나가 서서히 쇠퇴하게 되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기도 했다.
그 악명높은 호리의 슛 이후에도, 새크라멘토는 꽤 탄탄한 전력들을 보여왔지만, 그 어떤 것도 우승에 도전할만한 전력에는 미치지 못했다. 그 2002년의 킹스 팀은 구단장 제프 페트리가 일궈낸 찬란한 팀 개간 프로젝트의 절정기였던 것이다. 릭 아델만 감독을 선임하고, 크리스 웨버와 마이크 비비를 트레이드로 데려오고, 블라디 디바치와 자유계약을 맺는 등, 페트리의 이런 손길은 NBA의 가장 웃음거리였던 구단을 가장 존경할만한 구단으로 바꿔냈다.
페트리는 정말 재미있는 농구를 하는 팀을 만들어냈다. 이 팀은 공격에 있어서는 현란했으되 효율적인 공격을 했으며, 수비에 있어서는 엄청나게 저평가를 받았다. 1999년부터 2001년까지 3회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은 팀이 그동안 정말 필요로 했던 플레이오프의 경험을 만들어줬다. 이윽고 2002년에 이르자, 팀은 우승할 준비가 되어있는 것처럼 보였다. 01-02시즌 대부분동안 킹스 팀은 리그 득점 1위, 상대팀 야투 성공률 1위를 기록하며 리그 최고의 공격과 수비를 보여줬다. 오랫동안 약체팀으로서의 설움을 당한 팬들로서는 우승을 기대하며 들떠있었다.
그리고 호리의 슛이 들어갔다. 킹스 팬들은 자신들의 것으로 여겼던 우승이 레이커스에게 돌아가는 것을 고통 속에 지켜보았다. 1년 뒤, 플레이오프에서 웨버가 무릎 부상으로 쓰러졌고, 킹스는 서부 준결승전에서 댈러스에게 무릎을 꿇었다. 2004년에 킹스는 또다시 서부 준결승 전에서 나가 떨어져야 했다. 이번에는 팀버울브스가 상대였으며, 이제 팀의 기세가 꺾일 날이 멀지 않았다는 것이 명확해졌다.
2002년 팀 전력의 핵심 선수들이 노쇠화되어 감에 따라, 페트리 단장은 이후 몇 년동안 팀의 경기력을 유지하면서도 미래의 성공을 목표로 잡고, 힘든 결정들을 내렸다. 웨버는 필라델피아로 트레이드됐고, 더그 크리스티는 올란도로 자리를 옮겼으며, 히도 터콜루는 샌 안토니오로 이동했다. 바비 잭슨은 멤피스로 트레이드되었으며, 그리고 마침내 페쟈 스토야코비치마저 론 아테스트와 트레이드되었다.
페트리의 이런 조치들은 킹스를 여전히 준수한 팀으로 유지시켜줬지만, 2002년의 마술을 되찾을 수는 없었다. 지난 두 시즌동안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긴 했지만 금방 탈락했으며, 올해 킹스 팀은 서부 플레이오프의 마지막 티켓 8번 시드를 놓고 싸우고 있는 형국이다. 이 싸움에서 승리해서 플레이오프에 진출한다해도 그 대가는 1라운드에서 매버릭스에게 패하는 것일 것이다.
이 모든 결과를 놓고 보자면, 킹스는 현재 NBA판 무인지대(no-man's land)에 빠져있다. 팀은 플레이오프에 나갈 정도로는 충분히 훌륭하나, 플레이오프에서 뭔가를 이뤄낼 정도로 뛰어나지는 않다. 페트리 단장은 그의 계획에 대해 공개적으로 어떤 언급도 하지 않았지만, 여러 징후를 보면 그가 현재 팀을 날려버리고 바닥에서 다시 시작하려는 것처럼 보인다.
페트리는 트레이드 마감 기한에 마이크 비비를 내놓았다. 팀의 샐러리 캡을 비우고, 아마도 좋은 젊은 선수나 드래프트 픽 정도를 더 얻기를 원했을 것이다. 비비 트레이드가 실제로 일어나지는 않았지만, 이로 인해 페트리의 의중은 어느 정도 읽을 수 있게 되었다. 구단의 얼굴이라 할 비비를 트레이드한다는 것은 우선순위에 있어 중대한 변화가 있음을 얘기한다. 명패를 깨끗이 닦고 미래를 계획하자는 것이다.
실제로 상황이 그렇다면, 올여름 비비와 브래드 밀러가 트레이드 될 가능성이 있다. 현재 가정폭력 건으로 인해 팀의 무기한 징계를 받고 있는(역주: 3월 11일 현재 징계가 풀렸고, 아테스트는 팀에 복귀.) 아테스트도 트레이딩 블럭에 오를 수 있다. 팀의 선수 중 유일하게 '트레이드 불가' 선수라면 미래의 올스타감인 2번 가드 케빈 마틴이다. 하지만 마틴에게 맞춰 팀을 새로 짤 수는 없다. 그는 그런 종류의 선수는 아니다.
결국 킹스는 더 좋아지려면, 일단 더 추락해야 하는 것처럼 보인다. 킹스 구단과 새크라멘토 시가 경기장 신축을 놓고 오랫동안 논쟁을 벌이고 있는 사실까지 고려하면, 킹스 팀으로서는 앞으로 수 년간은 계속 가라앉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이건 모두 호리의 잘못이다.
원문 : Steve Kerr / 번역 : harawish@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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