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물생활 근황 - 엎었습니다?

Posted 2007/04/18 00:29, Filed under: 기록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엎고 새로 시작했다.

...가 아니라, 어항을 새로 하나 더 들였다. -_- 예상으로는 어항을 하나 더 구하는 것은 반년 정도 뒤의 일일 것이라고 생각했으나, 어디 세상일이 생각한 대로 되던가 말이지. 물배추(워터 레터스: 위 사진에서 수면에 둥둥 떠서 뿌리를 길게 뻗친 것들)가 잎사귀가 누래지고 뿌리가 떨어져 나가는 등 원래 어항에서 잘 못 살길래, 락앤락 김치통같은 걸 하나 사서 베란다에 두고 물받아놓고 띄워놓고 있었던 것이 지난 주의 일이다. 그런데 지난 일요일 물생활 동호회에서 싸게 팔길래 (사진의 한 자 반짜리 어항+ 흑사가 2.5만원) 잽싸게 얻어왔다. 대충 씻고 배치한 다음에 원래 있던 어항에 웃자란 수초들을 잘라 심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어항을 위에서 바라본 모습, 원래 어항에서 빼낸 뒤로 물배추의 상태가 조금은 좋아졌다. 수중의 수초들이 빽빽이 자라나고, 위에 물배추에 개구리밥 돌아다니고, 다음달 쯤에는 애기수련 정도  띄워보면 위에서 보기에도 꽤 그럴싸할 것 같다.

이처럼 애당초 이 어항의 컨셉은 수면 위에 띄우는 수초 몇 종류하고, 원래 있던 어항에서 웃자란 수초들을 심어놓고 일체의 장비없이 햇빛과 약간의 액체 비료만으로 자연스럽게 꾸며보자...라는 것이었는데, 이것도 무너졌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바로 이 놈들 때문에... 이 놈들은 어항을 넘겨주신 분이 서비스로 주신 어린 체리새우들이다. 체리새우는 몸이 빨간데, 생이새우와 함께 번식하면 그 색깔을 잃어버린다는 걸 보아 생이새우의 아종쯤 되는 모양이다. 서비스든 뭐든 내 손에 들어왔는데 잘 키워봐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계획을 약간 수정해서, 베란다의 어항에는 수초를 마구잡이로 자라나게 하면서 덤으로(?) 체리새우들을 키우는 것으로 결정했다. 덕분에 일단 기포 발생기를 설치해놨는데, 상황봐서 여과기를 설치해야할 지도 모르겠다. 이거 왠지 눈덩이 뭉치듯 뭔가 계속 생겨나는 기분인데 어쩔 수 없다. ㄱ- 다만 인위적인 온도 조절은 하지 않기로 했다. 베란다에 내놓으니 수온이 15도 정도. 조금 차갑긴 한데... 새우들이 잘 버텨주길 바랄 뿐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건 어항이 들어온 뒤의 베란다의 모습. 2-3주 사이에 이런 풍경이 연출되고 말았으니, 어머니께 '초등학생 농부'라고 불려도 딱히 반박할 말이 없긴 하다. 왼쪽에는 봄이라고 주섬주섬 사들인 화분들 (큰 화분은 선물 받았음.) 어항의 오른쪽에는 딸기 스티로폼 상자에 배양토를 담아서 상추씨를 심었다. 사흘 지나면 싹이 난다던데 나흘이 지나도 싹이 안 나서 내 맘을 졸이게 하고 있다. 그나저나 이제 수평으로 공간이 부족한데... 받침대같은 것이라도 구해서 화분과 어항들을 수직적으로 쌓아봐야겠다. -_-

한편 원래 있던 어항은...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냥 잘 있다...가 아니라. 위에 언급한 물배추를 빼내고, 생명력도 강하고 수질정화에도 좋다는 부레옥잠을 한 뿌리 사다 넣었다. 부레옥잠의 뿌리가 생각보다 길어서 처음에는 영 어색했는데, 보다보니 괜찮고, 뿌리도 튼튼하며, 무엇보다 구피와 새우가 쉼터로 사용하는 것이 마음에 들어서 계속 넣어둘 생각이다. (참, 어항 뒷면에 검은 색 색상지를 붙여줬다. 수초들에게도 좋다고 하고, 보기에도 훨씬 좋아보인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어디서 또 개운죽으로 미니 어항을 꾸미는 것을 보고는 또 혹해서 개운죽도 두 줄기 사다 넣었다. 별 문제없이 튼튼하게 잘 자랄테고, 어항 위로도 뭔가 볼 꺼리가 생겨서 맘에 든다. 색시에게 이번 달에는 수족관 안 가겠다고 말해놓고 꽃집에 가서 식물들을 사오는 내 모습이란.... ㄱ-

사용자 삽입 이미지
물고기들도 여전히 잘 산다...라고만 하면 30여마리 구치 새끼들을 욕보이는 일이 되려나.

구피를 데려온 지 보름이 조금 넘었는데, 그동안 태어난 어린 구피들이 십여 마리 정도 됐다. 치어통에 따로 잘 키우다가 '이만하면 안 잡아먹히겠지.(=어린 구피 몸이 어미 입 크기보다 크겠지.)'라는 생각에 치어통에서 풀은 것이 지난 일요일 오전.

당분간 치어통 쓸 일 없을 것 같아서 닦고 보니, 이 어미 구피들이 나를 갖고 장난치는 것인지 오후에 새끼들을 또 낳았다. 낳으면 치어통에 건지고 또 건지고 반복하다가 문득 정신을 차리고 보니 치어통 속에는 20여 마리의 구피 새끼들이 있었다. 치어통 바깥에 있는 상대적으로 늙은 어린 구피들과 비교해보면 확실히 작긴 작다.

그나저나.. 어항 시작한 지 딱 한 달인데, 구피 다섯 마리는 30여 마리의 새끼를 낳았고, 네온 테트라는 15마리, 글래스 캣피쉬는 3마리, 거기에 생이새우가 10여 마리 있는데 그 중에 알을 품고 있는 녀석이 세 마리. 이 새우들이 알을 털고 나면 또 몇 마리의 치새우가 생겨날런지 (그 중 대부분은 물고기들에게 잡아먹히겠지만)...

아직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어서 물생활의 즐거움이 어쩌고 할 입장은 아닌 것 같지만, 하루가 다르게 쑥쑥 크는 수초들, 그리고 툭하면 태어나는 새 생명들, 이런 활기참은 내 삶에 정말 큰 활력소가 되고 있다.

2007/04/18 00:29 2007/04/18 00:29

Trackback URL : http://www.haralab.net/tt2/trackback/1275

Leave a comment
[로그인][오픈아이디란?]

« Previous : 1 : ... 279 : 280 : 281 : 282 : 283 : 284 : 285 : 286 : 287 : ... 1442 : Nex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