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와우, 처음으로 적과 조우하다.

Posted 2007/09/07 17:45, Filed under: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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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말에 시작해서 여전히 설렁설렁 진행 중인 우리 부부. 이제 둘 다 26레벨이다. 전쟁서버(일반서버와는 달리 전쟁서버의 경우, 적 진영의 플레이어와 동의하지 않고도 무조건 싸울 수 있다.)를 하는 것치고는 평온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처음 게임을 시작한 실버문이든 그 다음 이동한 은빛소나무 숲이든 간에 '우리 땅'이었으므로 적 진영의 사람들을 볼 일이 별로 없었다. 하지만 분쟁지역인 힐스 브래드 구릉지로 넘어온 뒤로는 종종 얼라이언스를 만나기는 했다. 멀리서 보고 둘 다 서로 피하거나 혹은 무심히 그냥 지나치거나 해서 그런가보다 했다.

# 1

그러다 그제 또다시 열심히 들을 돌아다니던 우리 부부. 또다시 적과 만났다. 얼라이언스 드워프 도적 28레벨. (당시 우리는 25레벨). 문제는 그 도적은 곰 두 마리한테 맞고 있었다.

우리 부부는 그 옆에서 잠시 고민했다.

저 드워프랑 싸울 것인지, 아니면 공격할 것인지. 레벨 차이가 조금 있긴 하지만 이 쪽은 두 명+소환수 하나니까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섣불리 다가서면 괜히 곰이랑 싸워야 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 굳이 사람이랑 싸워야 하나? 하는 생각 등등등.

그러다보니 우리는 곰 두 마리에게 얻어맞고 있는 그 드워프 도적을 물끄러미 구경하게 되었다.

멍-하니 이 생각 저 생각을 하고 있었다. 곰이랑 싸우는 것 끝나면 한 번 둘이 싸워볼까. 그러다가 보니 그 드워프가 거의 죽을 위기길래 '치유나 해줄까?' 싶은 생각에 마법을 걸었다. 하지만 적에게는 치유가 되지 않았고, 그 드워프는 결국 곰에 맞아 죽었다.

머쓱하긴 했지만, 그게 우리 부부의 제대로 된 첫 조우라고 해야겠다. 생각해보니 우리야 그냥 신기해서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었을 뿐인데(심지어 힐까지 시도하는...), 그 드워프 도적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정말 기분나빴을지도 모르겠다. 안 그래도 곰 두 마리한테 맞고 있어서 죽느냐 사느냐 하는 판국인데, 옆에서 적 둘이 빤히 쳐다보고 있었으니...

# 2

두 번째 조우는 좀 더 극적이었다. 힐스 브래드 구릉지의 남부인지 동부인지 해안 쪽에서 놀다가, 몬스터들의 레벨이 너무 높은 것 같아 스르르 도망나오고 있었다.

그런데 색시가 갑자기 뭔가 이상한 게 따라온다고 했다. 색시 캐릭터 위에 웬 붉은 사각형 같은 것도 빛나고. '이게 뭘까.'싶어서 보니 '사냥꾼의 징표'. '몬스터가 특이한 기술을 다 쓰네?'라며 신기해하는 순간 멧돼지(...)가 달려왔다. 알고 보니 얼라이언스의 사냥꾼이었던 것이다. 아마 31 레벨이었나.

"튀어!!!" 라는 비명과 함께 25레벨 부부는 열심히 도망을 쳤으나 색시는 바로 잡혀 뻗었다. 나는 좀 더 도망쳤으나 한 두 방씩 맞고 있었다. 때마침 옆을 보니 아군 26레벨 마법사가 나처럼 도망다니고 있었다. 그 때 나는 참 개념없는 말을 하고 말았다.

"같이 싸워봐요!"

... 말만 한 게 아니라 돌아서서 주문을 걸고 싸우려 했다. 그 26레벨 마법사도 나만큼이나 개념이 없었는지, 혹은 나의 무모한 행동에 감명을 받았는지, 정말로 뒤돌아서 같이 싸우려고 하더라. ㄱ-

당연히 뻗었다. 레벨 차이도 나는데다가 사냥꾼이 덤벼드는데 성기사랑 마법사가 할 일이 뭐 있겠나.;;;

이렇게 우리 부부는 처음으로 적에게 뻗어봤다.

물론 뻗은 직후 공개 채널을 통해 "동부 해안에 31레벨 드레나이 법사 떴어요!!"라며 알려 다른 사람의 손을 빌어 복수했다. -_-v

# 3

그 뒤로 사흘, 아직은 그 때처럼 적을 만난 적이 없다. 적 만나면 레벨 확인한 후 열심히 숨어서 공개 채널에 제보하는 게 고작이다. 못 본 건지, 아님 둘이라 귀찮은 건지 아직까지는 숨어있으면 건드리지는 않더라. 하지만 70레벨 만들어서는 20대 중반 레벨들이 퀘스트하는 곳에 와서 재미로(?) 몰래 죽이고 가는 녀석들도 있는 듯 해서 조심 조심 살고 있다.

그들에게 외치고 싶은 한 마디. "우리, 그냥 퀘스트 하게 해주세요. 네~?"

ps : 졸립다. 흑 오늘 금요일이라 성채 한 번 더 가고 싶은데.
ps2: 색시가 와우에 재미를 많이 붙였다. 적들을 죽이며, 그 적들의 비명소리를 따라하는데 이르렀다. 덕분에 우리집에서는 몬스터가 죽을 때 비명소리가 스테레오로 난다. :)


2007/09/07 17:45 2007/09/07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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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 honest 2007/09/08 02:36 Delete Reply

    진짜배기는 가시덤불골짜기.

  2. # inertboy 2007/09/08 20:28 Delete Reply

    ㅎㅎㅎ 가시덤불 골짜기가 최고. ...그 다음이 타렌 밀농장과 아라시 고원 정도 되지요.;;;
    ...근데 계속 당하다 보면 정말 욕나와요.-_-;;;;

  3. # HaraWish 2007/09/10 14:38 Delete Reply

    도망다니는 게 나름 스릴넘치기도 하네요. 아직은 타렌 밀농장 부근에서만 놀고 있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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