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내가 쓰고 있는 카메라는 파나소닉 FZ30. 접사부터 12배 고배율 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화각을 자랑하는 고급형 디지털 카메라이지만, 덩치도 크고 어두운 곳에서 노이즈도 심하다는 단점이 있다. 그래서 들고 다니기 편한 컴팩트 카메라, 혹은 아예 DSLR로 넘어갈까 하는 생각을 한 지도 어언 일년이 다 되어간다. 하지만 늘 그 놈의 고배율 줌 때문에 망설이게 된다. 컴팩트 카메라는 당연히 고배율 줌을 지원하지 않고, DSLR의 경우 고배율 줌 렌즈의 가격이 걸림돌이 된다.

해답은 간단하다. 고배율 줌을 포기하고, 소위 '발줌'(발로 더 피사체에 가깝게 다가가는 것)을 쓰면 된다. 하지만 나는 일년 넘게 이 고배율 줌의 마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고배율 줌은 도촬할 때나 쓰는 것 아니냐는 농담도 있지만, 내 경우는 조금 다르다.

1. 물리적으로 접근하지 못하는 피사체를 담고 싶은 적이 있다.

살다보면 '발줌'을 쓸 수 없는 때가 많다. 내 경우는 야외에서 사진을 찍는 경우가 많아서인지 그런 경우가 더 잦은 편이다. 다음의 사진들은 FZ30의 12배 줌이 없었다면 찍기 힘들었을 것이다. (사진은 잘라냄없이 크기만 조정. 다음 장이 있는 경우 넘겨보면 줌이 없었을 때의 사진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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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아델레이드 동물원의 호랑이







동물 뿐만 아니라, 설명적인 사진에도 매우 좋다. 무엇보다 찍고 싶은만큼 당길 수 있다보니 사진찍을 때 원하는 구도로 찍을 수 있다는 점이 참 마음에 든다.

2. 망원 렌즈는 인물 사진에도 아주 좋다.

나도 좀 그런 편이지만, 카메라 앞에 서면 마음이 불편해지고 어딘가 얼굴이 굳어버리는 사람이 많다. 이런 사람들의 평소 모습을 담고 싶지만, 주변에 다가가면 이 사람들이 카메라를 의식하기 때문에 곤란해지는 경우가 있는 것이다. 멀리서 찍으면 찍고 있는 걸 알아도 '잘 안 나오겠지.'라고 마음을 놓게 되고, 덕분에 자연스러운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때가 많다. 보통 찍고 나서 이렇게 나왔다고 보여주면 "찍는 줄 몰랐는데, 왜 이렇게 당겨서 찍었어?"라며 얘길 하지만 자연스러운 모습이다보니 딱히 싫어하는 사람은 아직 못 봤다. 찍히는 사람 몰래 찍을 수 있다는 점에서 소위 '도촬'과 애매한 경계면에 놓일 수도 있겠지만, 내 경우는 모르는 사람에게 카메라를 들이대는 것 자체를 별로 안 하는 편인지라...

인물사진은 사람들 때문에 샘플을 올리기가 좀 애매한데...



사용자 삽입 이미지

베네치아 어쩌고 광장에서 비둘기와 놀던 소년. (몰래 찍었다;;)


이렇듯 고배율 줌은 어느새 내 사진 생활에 뗄래야 뗄 수 없는 무언가가 되어 버렸다. 그래서 나는 고배율 줌 혹은 망원렌즈가 절실하다. 혹시나 해서 '내가 고배율 줌과 떨어질 수 있을까.'를 고민하면서 거의 몇 메가 분량의 사진을 올려봤으나 역시나 나는 고배율 줌을 포기할 수는 없겠다 싶다.

조만간 DSLR로 가긴 갈 것 같은데, 렌즈 값을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다. ㅠ_ㅠ 그냥 FZ30 계속 쓸까?

2007/09/08 00:38 2007/09/08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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