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휴우~

Posted 2007/12/17 23:21, Filed under: 기록
* 휴우. 다사다난한 주말이었다. 이제 약간 마음의 여유도 있고, 적어두고 싶은 것도 있어서 키보드를 톡톡.

* 평화롭던 토요일. 갑자기 집에서 비명이 울려퍼졌다. 색시가 배가 너무 아파서 말 그대로 바닥에서 구르고 있었던 것. 어떻게 해보려다가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119를 불렀다. 5분쯤 뒤에 전화가 오길래 다 왔다는 줄 알았는데 괜찮냐고... 아직 10분쯤 더 남았다고... 이런 @%@^@#. 사람이 바닥에서 데굴거리고 있는데 15분?? 그냥 내 차로 비상등켜고 미친듯이 가까운 대학병원으로 달렸다. 응급실에 도착. 더 생명이 위급한 환자가 있는 탓에 어쩔 수 없이 방치되다시피 했다. 다행히 이 때쯤엔 그나마 다소 진정기. 이후 이런 저런 검사를 해봤으나 별다른 원인을 못 찾아 병원에 입원해서 추가 검사를 받기로 했다. 오늘 내시경 검사 후 다행히 전반적으로 큰 이상은 없고 급성 위경련이 아니었나 하는 소견이 나왔다. 아마도 원래 위장이 약한데다가 최근 다시 회사다니면서 약간의 긴장+몇몇 밀가루음식+커피-_-가 문제가 된 듯 하다. 별탈없으면 내일 퇴원할 듯 한데... 후우. 급성인 병들은 진짜 무섭다. 말그대로 십년 감수했음.

* 우리 집-(15분)-부모님 댁-(5분)-병원인지라, 부모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언제나 감사. 첫 날엔 병실에서 밤을 보냈는데, 보조침상이 내게는 너무 좁고 짧았다. 색시 몸도 좋아지고 해서 나는 이튿날부터는 부모님댁에서 밥과 잠을 해결했다.

* 할 일들이 제법 있어서 바리 바리 싸들고 병실로 갔으나, 병실에서 다룰 수 있는 일은 제한적이었다. 여러 일 중 중 하나는 다행히 마감기한을 좀 늦출 수 있었다. 진작에 내 깜냥만큼만 일을 벌였어야 했는데 그 놈의 욕심이 뭔지. 나이 서른-_-에 맞는 책임감을 갖추기 위해 이번 주도 열심히 노력해야겠다.

* 병실에 있으니 결국 TV를 많이 보게 되는데, 마침 대선 관련 빅뉴스도 터지고 해서 심심하지는(?) 않았다. 이번 대선을 보면서 '와, 이러면 막장가는 건데?'라고 말한 게 벌써 서너 번째, 그 끝 '막장 오브 막장'은 어디일지 참으로 궁금해진다.

* 다른 건 모르겠고 현재 사회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그 해결책을 마련하는 한편 국가의 비전을 놓고 경합했어야 할 토론회 자리가 '거짓말' 공방에 제 기능을 잃게 된 것은 정말 안타깝다. 그 책임은 누가 지려나.

* 문국현 후보가 많이 아쉽다. 토론회에서 권영길 후보를 제외하고 나머지 네 명은 사실 정책이나 포부 이런 게 있는지도 모르겠고 현재 한국사회를 안타까워 하는 진정성도 보이지 않았다. 어떻게 하면 표를 얻을 수 있을까 하는 계산만 보인달까. 평소 '선비답다', '교장선생님같다'던 문국현 후보가 정말 감정적으로 격앙되어 사자후를 터뜨리는데 아쉬울 따름이었다. 이 선거판이 공약과 비전을 검증받는 제대로 돌아가는 선거판이었다면 문국현 후보를 토론회에서 잡을 수 있는 건 권영길 후보 밖에 없었을텐데... 결과가 어찌 될런지 모르겠지만, 문국현 후보의 "자녀는 하느님이 주신 선물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젊은 부부들은 집값, 사교육비, 양육비 부담에 하나를 키우기도 버거워한다. 어떻게 신이 주신 선물을 가족더러 하나만 가져라라고 강요할 수 있느냐."라는 말은 내 가슴을 건드렸다. 대선이 어떻게 될 지는 모르겠다만, 부디 그 마음 그대로 대선 후에 당을 만들던 해서 정치활동을 계속 했으면 좋겠다.

*  지난 주에 환매한 펀드가 오늘 입금됐다. 일년 조금 더 했는데 수익률 18%. 나쁘지 않다. 원래 생각한대로 대선 한 두 달 전(우리나라 경제에 있어 대선은 불안요소로 봤다.)인 10월 중순-11월 초에 환매했다면 수익률 30%를 넘겼을터라 조금 아쉽긴 하지만, 환매신청 이후 주가 떨어지는 것 보니 늦은 감이 있어도 지난 주에 했던 게 다행이다. 현재 여론조사 대로 대선 결과가 나온다면 아마 당분간 국내 펀드를 할 일은 없지 싶다. 세계 경제까지는 잘 모르기 때문에, 박노자 씨가 말한 것처럼 전세계 경제가 공황 기미가 보이고 우리나라가 그 거품의 눈이 될 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이대로 대선이 흘러간다면 '장기적으로' 한국 경제가 잘 될 것 같지는 않다. 이제 나도 중국 펀드니 브릭스 펀드니 하는 걸 알아봐야 할 때인가.

* 에, 이 마당에 내가 대선에 할 수 있는 건 원하는 사람에게 표를 주는 것 외에는 없어 보이니 한탄은 이쯤하고, 내일이 마감인 일 하나를 좀 일찍 끝내봐야겠다. 내일은 색시 데리고 집에 와야지~
2007/12/17 23:21 2007/12/17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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