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블 리폼해보다.

Posted 2008/03/25 19:19, Filed under: 기록
지난 토요일 재활용 쓰레기를 버리러 갔다가, 누군가 낡디 낡은 받침대를 버려둔 것을 보았다. 겉보기에는 허름하고 다리들은 죄다 덜렁거리는 폐품처럼 보였지만, 나무 자체는 꽤 좋아보였고, 전체적인 모양도 괜찮아 보여서 들고 왔다.

그리하여, 내 인생 최초로 소위 '리폼'을 해보기로 했다.

Re-forming a table

1. 최초의 모습. 나중에 색시가 고백했는데 처음엔 '저런 쓰레기를 왜 들고 왔나.'고 생각했단다. 상판도 엉망이고, 짜맞춤 방식인 다리가 세월이 흐르며 덜렁거리자 윗 부분이 아닌 아랫 부분에 보강을 했는데 (구조상 당연히 윗 부분에 했어야 했음) 보강 효과도 없고, 보강재는 슬며시 썩어가는 수준에다가 어딘지 모르게 퀴퀴한 냄새까지 났다. 보강재를 다는 과정에서 다리 길이도 제각각이 된 모양.

2. 일단 대충 한 번 닦고 거칠게 사포질 한 번 하고 보강재 뜯어내고 실톱으로 다리 길이를 맞췄다. 보기에는 그럴싸하나, 다리들이 덜렁덜렁거려서 사용하기에는 무리.

3. 기존의 짜맞춤 방식으로는 더 이상 이 다리들을 고정할 수가 없었기 때문에, 철물점에서 간단한 부속을 사서 상판과 다리를 고정시키려 했다. 비오는 토요일 저녁이었던지라 베란다에서 전동 드릴도 아니고 전동 드라이버-_-로 최대한 조용하게 작업했다. 재료를 사러 가면서 우산을 펴다가 우산에 손가락 살이 끼어 살점이 나가는 어이없는 부상을 당한 걸 제외하면 무사히 작업을 마...친 게 아니로군. 부근 철물점에서 사온 저 나사못들은 중국산인지, 조금만 힘주어 돌리다 보면 나사 윗머리가 힘없이 뭉개지곤 했다. 덕분에 사진처럼 끝까지 못 박어넣은 나사못들도 생겨났는데... 안 보이는 곳이니 그냥 무시하기로 했다.

4. 다리 고정 작업을 마치고, 퀴퀴한 냄새도 없애고 나무 결도 좀 더 만들어볼 겸 열심히 사포질한 다음의 모습. 베란다에서 작업하면서 중간 중간 사진을 찍어서, 사진들이 다 제멋대로이지만, 사진빨을 감안하고 봐도 꽤나 그럴싸해졌고, 아주 튼튼해져서 내가 앉아도 큰 무리가 없을 정도가 되었다.

5. 비와서 습해진 베란다에서 페인트 작업. 페인트 종류도 굉장히 여럿 있고 방수용 코팅도 생각해봐야 했으나, 어차피 화분 받침대로 막 쓸 생각이었으므로, 작업하기에 가장 편한 수성-_- 페인트를 사와서 붓자국 좍좍 내면서 대충 칠했다. 뭐 어차피 붓결이 살아있는 게 좀 더 그럴싸해 보였다. 이후 하루 이상 건조.

6. 완성작. 별 거 아닌 것도 같지만 1번의 그림과 비교해보면 정말 몰라보게 변했달까. 색시가 늦은 낮잠을 자는 한 두시간 동안 벌어진 일이라, 나중에 꽤 놀라했음.

이상으로 생애 최초의 리폼(DIY라고 부르기에는 조금 민망하고 ^^)을 무사히 마쳤다.

좀 더 수련을 쌓은 후, 다음에는 TV 받침대를 다시 만들어볼까나~

2008/03/25 19:19 2008/03/25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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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 박대환 2008/03/26 18:17 Delete Reply

    멋집니다!

    1. Re: # HaraWish 2008/03/27 14:51 Delete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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