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목 다쳤다.

Posted 2008/05/14 23:53, Filed under: 기록

요약: 무리하게 농구하다가 발목 인대 다쳐서 깁스, 체중 감량은 이제 생존의 문제.

또 다쳤다. 1999년, 2004년에 이어 2008년에도 농구하다가 다리를 다쳐 깁스를 하게 되었다.

5월 11일. 모임에 나갔는데 다음날이 휴일이고 하다 보니 왠지 평소보다 좀 더 열심히 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덕분인지 경기 끝나갈 때쯤에 속공 하나를 나름대로 멋지게 해냈는데, 그게 독이었다. 잠시 후 또 비슷한 속공 기회가 났고, 수비를 제쳐 보겠다고 급격하게 방향을 이리 저리 틀다가 체중에 못 이겨 발목이 돌아갔다.

아주 간만에 화끈하게 돌아갔고, 다치는 순간 농구 최소한 두 달은 못하겠구나 싶었는데 역시나 뼈는 이상 없지만 발목 안쪽 바깥쪽 인대 모두 다친 듯 하다는 소견. 2주 깁스 후 물리치료와 재활을 통해 대략 두 세달 뒤에나 제대로 운동할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사고가 일어나면 늘 그렇듯 ‘그 때만 다르게 행동했더라면.’하는 후회가 들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예전과는 달리 ‘언제라도 일어날 수 있었던’ 문제였다. 체중이 늘었다고 걱정하긴 했지만, 딱히 별다른 감량 노력을 하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몸이 내 마음을 못 따라가는 상태였고, ‘그나마’ 무릎을 다시 다치지 않은 것이 다행이라고 위안해야겠다.

남들은 평생 한 번 할까 말까 하다는 깁스를 벌써 몇 번째 하는 건지 모르겠다. 중학교 때 집안에서 장난치다가 다친 것을 빼면, 손가락 두 번, 발목 두 번, 무릎 한 번. 대학 입학 이후 목발 짚는 게 벌써 세 번째이다. 부상 원인은 죄다 농구. 내가 무슨 프로 선수도 아니고 그냥 친한 사람들끼리 모여 공 던지고 노는 수준인데, 참 어이없게 많이 다치긴 한다. 이쯤 되면 가족들의 ‘너랑 그 운동이랑 안 맞는 거다.’라는 얘기도 귀담아 들어야 하나. 그렇게 다쳤으면서도 아직은 하고 싶은 마음이 있기에 색시에게는 ‘80kg 아래로 빼기 전까지는 농구하지 않겠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돌아오는 대답. ‘평생 농구 안 할 건가 봐?'

여러 번 해봤다고 편한 건 아니다. 목발 짚고 다니는 건 정말 고역이다. 평소에는 우습게 생각했던 턱 하나를 장애물 경주 하듯이 넘어야 하고, 앉아있다가 일어나서 물을 마시러 가는 지극히 단순한 일상도 ‘모험’이 된다. 덕분에 색시가 엄청나게 고생 중이다. 이제 예전처럼 아프다고 다 제쳐 두고 퍼져도 좋을 나이도 아니고, 불편하더라도 해야 할 일과 하고 싶은 일들이 있다. 활동량이 엄청나게 줄었기 때문에 우선순위를 잘 세워야겠다. 어쩌면 이것도 ‘우선순위 선정’에 관한 일종의 시험일지도.

2008/05/14 23:53 2008/05/14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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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 옐리 2008/05/18 16:29 Delete Reply

    나도 옛날에 정군이 팔깁스 했을때.. 그때이후부터 팔근육이 장난이 아니지 ㅋㅋ

    1. Re: # HaraWish 2008/05/19 13:19 Delete

      푸훗. 정군이라고 하니 왠지 어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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