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주노' 감상

Posted 2008/06/29 01:34, Filed under: 감상
이 영화는 아마도 미국에서도 ‘판타지’일 것이다. 남자친구와 성관계 후 임신까지 한 여고생이 누구에게도 비아냥을 듣거나 책망 받지 않고 부모의 지원 속에 무사히 출산, 입양 보내면서 동시에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는 일 같은 게 현실에서 일어나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울 것이다. 하지만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이 영화를 뭐라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주위 사람들은 어떤 생각으로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까에 대해 ‘모범답안’을 내놓는 것이 이 영화가 뽐내는 매력 중 절반이니 말이다. (특히 계모인 엄마가 주노와 함께 병원에 갔다가 ‘무책임한 미혼모’를 운운하는 초음파실 의사에게 쏴붙일 때의 쾌감이란!)

나머지 절반의 매력은 ‘주노’라는 어딘지 괴짜 같은 인물에 있다. 주노는 시원시원한 것 같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아직 여리고, 자기 주관이 강한 것 같지만 알고 보면 아직 사람들과 관계 맺는 것이 서툴다. 자신의 힘으로 하나 둘 씩 해나가면서, 차근차근 진정한 사랑을 알게 되고, 이상적인 부부처럼 보이던 가너 부부의 숨겨진 면들을 보면서 세상을 배워가는 주노를 보면 응원의 박수를 보내게 된다.

어찌 보면 고등학생의 임신은 이 영화의 주제라기보다는 영화를 시작하고 이끌어가는 소재에 불과하고, 주노와 주위 사람들에 대한 얘기에 더 가까웠던 것 아닌가 생각한다.

2008/06/29 01:34 2008/06/29 0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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