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기반이 사라진 대통령

Posted 2008/06/30 23:52, Filed under: 생각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기반은 ‘떡고물’이었다고 생각한다. 정치적 신념에 대한 지지도 아니요, 한국 정치 특유의 인맥을 통한 의리에 대한 지지도 아니었다. 국민이든, 한나라당이든, 청와대 참모이든 ‘시켜줄 테니, 우리도 떡고물 좀 먹자.’라는 것이 지지 이유였을 것이다. CEO 출신 대통령에 맞게 비유해보자면 ‘그 사장 돈 좀 번다는데, 우리도 좀…’이랄까.

이게 미국 쇠고기 문제로 ‘위기’를 맞기 시작했다. 그러자 마치 썰물처럼 그 지지가 빠져나간다. 떡고물은 고사하고 불똥이 떨어질 것 같으니 오히려 앞다투어 피신하는 것처럼 보인다(특히 최근 한나라당은 아무리 국회의원 선거 때 마찰을 빚었다지만 현재 거의 팔짱 끼고 구경하는 듯한 느낌마저 든다.) 심지어 한나라당 후보로 확정된 후 ‘인간 이명박 그는 누구인가’와 같은 민망한 기사를 뽑아내던 신문사들조차 요새 조심스레 거리를 두고 있다.

아무도 이 위기를 같이 헤쳐나가려고 하지 않는다. 어차피 같이 땀 흘려 세운 회사도 아니고, 맘에 드는 회사도 아니었다. 회사가 어려울 것 같으면 그저 내 한 몸 무사히 빼내면 되는 것이다. 이해관계에 기반한 지지라는 것이 이렇게나 무섭다.

그리하여 많은 부분 자초한 일이기는 하지만, 이명박 대통령은 현재 완전히 혼자이다. (세종로 컨테이너가 상징적으로 보여줬고, 지금에도 강경 진압이라는 '성쌓기'를 해서 더더욱 혼자가 되어가고 있다.) 그래서 나는 요새 이런 상황에 솔직히 쓸쓸한 마음마저 든다. 권력이란 이렇게나 무서운 것이었다.


2008/06/30 23:52 2008/06/30 23:52

Trackback URL : http://www.haralab.net/tt2/trackback/1531

Leave a comment
[로그인][오픈아이디란?]

« Previous : 1 : ... 29 : 30 : 31 : 32 : 33 : 34 : 35 : 36 : 37 : ... 1442 : Nex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