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두꺼비에게 지하도를 허하라. (번역)
Posted 2005/04/19 17:43, Filed under: 지구이야기그게 아마 2001년 4월이었을 겁니다. 당시 강원도 태백 부근에서 야외조사를 하면서 경상북도 봉화 쪽에 숙소를 잡고 있었는데,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낮에 태백 시 쪽에 나왔다가 밤에 차를 타고 숙소로 돌아가게 되었습니다.
봄비가 촉촉히 내리는 아름다운 밤이었죠. 바로 옆에 제법 큰 시냇물을 끼고 한적한 지방도로를 달리는 건 꽤 운치 있는 일이었습니다. 굽이굽이 얼마나 돌아갔을까. 한 커브에 이르러서 이런 봄날 밤의 운치는 악몽으로 변해버렸습니다.
도로 오른쪽에는 시냇물, 왼쪽에는 산이 있던 그 커브. 도로 위에는 개구리(!)들이 잔뜩(!) 뒤덮고(!) 있었습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처음으로 제대로 내리는 봄비를 맞아 개구리들이 냇가에서 나와 계곡의 웅덩이 같은 곳에 알을 낳기 위해서 그랬던 것 같기도 한데. 어쨌든 그 땐 정말 난감했습니다.
옆에 운전하던 형은 라이트를 미등으로 바꾸고(혹시 불빛에 더 달려드나 싶어서) 라디오 소리를 줄이고 개구리들을 어떻게든 덜 죽이며 가려고 이리 저리 핸들을 꺾었습니다..만...
차가 움직일 때마다 ‘뿌직 뿌직’하며 개구리가 깔려죽는 소리가 났고, 그 20여 m 구간이 그렇게 길어 보였던 적이 없었습니다. 아마 수십 마리 정도는 밟고 갔던 기억인데, 기분이 정말 매우 매우 안 좋았지요. 뭐 저희에게는 그냥 기분 안 좋은 일이지만, 그네들에겐 생명이 달려있었다는 문제인건 당연하겠지요.
그 뒤 그런 경험을 할 일은 별로 없어서 (아, 그 다음해인가 우연히 비 온 다음날 지나가며 도로에 널부러져 있는 개구리 시체들을 보며 경악했던 적은 있습니다.) 어느 정도 잊고 지냈었는데 아래 기사를 보며 그 때 일이 다시 생각나더군요.
사실 양서류(혹은 거북, 악어 등의 파충류)들이 성체의 생존력은 굉장히 좋은 편인데 번식기 같은 때나 알에서 막 깨어나 이동할 때 같은 경우에는 취약한 편이죠. 바다거북이 수없이 알을 남기는데도, 이들이 모래톱에서 깨어나 바다에 도달할 때까지는 수많은 천적들이 도사리고 있듯이 말이죠.
게다가 아래 기사에도 나오듯이 이들의 이런 여정에 인간의 도로가 가로지르고 있을 때는 정말 최악의 천적이라고 해야겠죠. 뭐 천적한테야 몇 마리 잡아먹히면 되는 것이지만, 자동차들은 인정사정없이 이들을 완전 몰살시켜버리니까요. 기사에도 나오듯이 부근의 해당동물의 씨가 마를 수도 있는 노릇이고, 이에 따라 해당 종 전체가 위험에도 처할 수 있는 일이지요.
이 때문에 유럽과 조금 뒤늦게 미국에서는 이들이 자동차 도로와 ‘공존’할 수 있도록 지하도 같은 것을 만들어주고 있나 봅니다. 우리나라도 고속도로 같은 곳에서 ‘생태통로’라는 것을 보긴 했지만, 이런 양서류를 위한 지하도라는 개념은 처음 봐서 신기하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고 그렇네요.
일년에 한 두 번 쓰기 위해, 그것도 개구리나 도롱뇽 같은 ‘미물’을 위해 비싼 공사비를 들이는 건 낭비일지도 모르겠지만(지난 번 고속철과 천성산 터널에서 크게 홍역을 치뤘듯이 말입니다.), 교통 통제 등 다른 대안도 있는 만큼 앞으로 이런 쪽도 조금씩 생각을 해봤으면 좋겠습니다.
돈들고 귀찮은 일이지만, 인간만이 사는 자연이 아닌만큼 그 정도는 자연의 한 구성원인 우리가 자연에 치뤄야 하는 ‘세금’같은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원문은 http://news.nationalgeographic.com/news ··· els.html 이며, 번역 글 중 그림은 이해를 돕기 위해 제가 http://www.umass.edu/nrec/pdf_files/herp_tunnels.pdf 라는 PDF 파일에서 무단;; 캡처 편집해서 올렸습니다. 음음. 왠지 죄스럽군요. 말이 길었습니다. 글 나갑니다.
봄비가 촉촉히 내리는 아름다운 밤이었죠. 바로 옆에 제법 큰 시냇물을 끼고 한적한 지방도로를 달리는 건 꽤 운치 있는 일이었습니다. 굽이굽이 얼마나 돌아갔을까. 한 커브에 이르러서 이런 봄날 밤의 운치는 악몽으로 변해버렸습니다.
도로 오른쪽에는 시냇물, 왼쪽에는 산이 있던 그 커브. 도로 위에는 개구리(!)들이 잔뜩(!) 뒤덮고(!) 있었습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처음으로 제대로 내리는 봄비를 맞아 개구리들이 냇가에서 나와 계곡의 웅덩이 같은 곳에 알을 낳기 위해서 그랬던 것 같기도 한데. 어쨌든 그 땐 정말 난감했습니다.
옆에 운전하던 형은 라이트를 미등으로 바꾸고(혹시 불빛에 더 달려드나 싶어서) 라디오 소리를 줄이고 개구리들을 어떻게든 덜 죽이며 가려고 이리 저리 핸들을 꺾었습니다..만...
차가 움직일 때마다 ‘뿌직 뿌직’하며 개구리가 깔려죽는 소리가 났고, 그 20여 m 구간이 그렇게 길어 보였던 적이 없었습니다. 아마 수십 마리 정도는 밟고 갔던 기억인데, 기분이 정말 매우 매우 안 좋았지요. 뭐 저희에게는 그냥 기분 안 좋은 일이지만, 그네들에겐 생명이 달려있었다는 문제인건 당연하겠지요.
그 뒤 그런 경험을 할 일은 별로 없어서 (아, 그 다음해인가 우연히 비 온 다음날 지나가며 도로에 널부러져 있는 개구리 시체들을 보며 경악했던 적은 있습니다.) 어느 정도 잊고 지냈었는데 아래 기사를 보며 그 때 일이 다시 생각나더군요.
사실 양서류(혹은 거북, 악어 등의 파충류)들이 성체의 생존력은 굉장히 좋은 편인데 번식기 같은 때나 알에서 막 깨어나 이동할 때 같은 경우에는 취약한 편이죠. 바다거북이 수없이 알을 남기는데도, 이들이 모래톱에서 깨어나 바다에 도달할 때까지는 수많은 천적들이 도사리고 있듯이 말이죠.
게다가 아래 기사에도 나오듯이 이들의 이런 여정에 인간의 도로가 가로지르고 있을 때는 정말 최악의 천적이라고 해야겠죠. 뭐 천적한테야 몇 마리 잡아먹히면 되는 것이지만, 자동차들은 인정사정없이 이들을 완전 몰살시켜버리니까요. 기사에도 나오듯이 부근의 해당동물의 씨가 마를 수도 있는 노릇이고, 이에 따라 해당 종 전체가 위험에도 처할 수 있는 일이지요.
이 때문에 유럽과 조금 뒤늦게 미국에서는 이들이 자동차 도로와 ‘공존’할 수 있도록 지하도 같은 것을 만들어주고 있나 봅니다. 우리나라도 고속도로 같은 곳에서 ‘생태통로’라는 것을 보긴 했지만, 이런 양서류를 위한 지하도라는 개념은 처음 봐서 신기하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고 그렇네요.
일년에 한 두 번 쓰기 위해, 그것도 개구리나 도롱뇽 같은 ‘미물’을 위해 비싼 공사비를 들이는 건 낭비일지도 모르겠지만(지난 번 고속철과 천성산 터널에서 크게 홍역을 치뤘듯이 말입니다.), 교통 통제 등 다른 대안도 있는 만큼 앞으로 이런 쪽도 조금씩 생각을 해봤으면 좋겠습니다.
돈들고 귀찮은 일이지만, 인간만이 사는 자연이 아닌만큼 그 정도는 자연의 한 구성원인 우리가 자연에 치뤄야 하는 ‘세금’같은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원문은 http://news.nationalgeographic.com/news ··· els.html 이며, 번역 글 중 그림은 이해를 돕기 위해 제가 http://www.umass.edu/nrec/pdf_files/herp_tunnels.pdf 라는 PDF 파일에서 무단;; 캡처 편집해서 올렸습니다. 음음. 왠지 죄스럽군요. 말이 길었습니다. 글 나갑니다.
[ 번역문 보기 ]
Response :
0 Trackback
,
0 Comment
Trackback URL : http://www.haralab.net/tt2/trackback/73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