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황사의 습격 @ 산동

Posted 2005/04/20 23:52, Filed under: 기록
요새 서울에 황사가 지독하다더군요. 이 곳 산동은 몽고->북경->황해->서울이라는 황사의 주된 이동 경로에서 조금 남쪽에 있기에 '북경보다는' 괜찮은 편이라고 하던데, 하늘이 뿌옇고 알게 모르게 사람들이 다 기침을 하는 걸 보니 황사가 있긴 있었습니다.

어제 비가 왔기에 오늘은 그래도 꽤 맑은 날씨였습니다. 오전에 이리 저리 보고 탁 트인 능선에 앉아 점심을 먹으며 사람들과 이런 얘기 저런 얘기들을 하고 있는데. 뭔가 심상찮게 바람이 거세게 불더군요. 밥먹다가 모자 주으러 다니고 난리도 아니었지요.

뭔가 이상한 느낌에 북쪽 하늘을 쳐다봤는데.

헉. 무슨 구름같은 것이 낮게 깔려 멀리서부터 하늘을 가득 덮으며 다가오고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이 때는 하도 어이가 없어서 사진찍을 생각도 못했습니다.) 제가 있는 곳은 그때까지는 맑았지만 바람이 워낙 거세어 금방 다가오더군요. 세상에.. 그 비구름 같아 보이던 것이 황사였습니다.

황사는 사진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급속 전진 중.


생각만큼 사진이 뚜렷하게 안 나왔길래 노란 선을 대충 그어봤는데, 정말 무슨 눈사태가 덮치듯이 황사가 몰려오는데... 아흑. 저는 원래 카나리아 수준의 호흡기에다가 지금은 감기도 아직 안 떨어진 상황이었단 말입니다. 사람들 모두 '긴급철수'에 동의하고 허겁지겁 산을 내려오기는 했는데. 아주 죽겠더만요. 황사도 황사고, 그 어마어마한 강풍이란.. 마치 산업용 풍로를 얼굴 앞에 틀어놓은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머리도 어질어질. ㅠ_ㅠ

다행히도 일행 중에 산업용 일회용 방진 마스크-_-를 갖고 온 사람이 있으니 내일부터는 그 녀석을 들고 나갈 예정입니다. 황사 따위 오라지. 쳇. 감기 몸살 걸려서 며칠 날리고, 비오고, 이제 괜찮다 싶으니 황사까지. 아주 이번 야외조사는 곳곳에서 태클이 걸리고 있군요. 아으으. 거의 일주일동안 성과가 없다니 미치겠습니다. 아흑.

내일은 뭐든지 오라지. 다 상대해주마. -_-
2005/04/20 23:52 2005/04/20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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