랩터스 @ 매직 5차전, 하워드는 역시 강하다.
Posted 2008/04/30 17:13, Filed under: NBA매직이 결국 랩터스를 4:1로 물리치면서 8강에 진출하게 된 경기이다. 플레이오프라는 단기전에는 정말 여러 가지 변수들이 영향을 끼치지만, 4:1 이라는 결과는 결국 이긴 쪽이 진 쪽에 비해 ‘강하다’라는 말이나 다름없다.
NBA 속의 유럽 농구 팀 같은 랩터스는 주전과 후보의 기량이 거의 비슷할 정도로 두꺼운 벤치를 자랑하고, TJ 포드/호세 칼데론의 지휘 하에 팀 전체가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특징이다. 이에 반해 매직은 차세대 최고 센터 드와잇 하워드가 버티고 있고, 터콜루가 있는데 루이스를 영입하고 배티가 시즌 초반 부상으로 빠지면서 1-2-3-3-5 라는 다소 변칙적인 라인업을 꾸리게 된 팀이다.
사실 매직의 경기는 시즌 초반에 한 두 경기 본 게 전부였고, 당시로서 매직은 갈 길이 멀어 보였기에 막연하게 랩터스와 비슷비슷하게 갈 줄 알았으나, 스탠 밴 건디 매직 감독이 팀을 많이 손봤고, 그 결과 5차전 경기를 보니 기량 차이가 나긴 났다.
물론 가장 큰 부분은 랩터스의 크리스 보쉬가 드와잇 하워드에게 완전히 KO패를 당해버린 것. 보쉬는 인사이더면서도 몸이 유연하고 빠른데다가 외곽 슛도 갖추고 있어서 상대편 인사이더를 곤혹스럽게 만드는 편인데, 이 5차전에서 보쉬는 하워드를 상대로 공수 양면에서 거의 완패를 당했다. 기록 자체는 16득점(7-19), 9리바운드로 그럭저럭 괜찮아 보이지만, 실제 경기에서는 하워드와 매치업 되었을 때에는 거의 안으로 파고 들지 못하고 밖에서 훼이크 몇 번 쓰다가 중거리를 던지는 게 대부분이었다. 그나마 다른 선수가 수비로 붙었을 때 안에서 공격 좀 했고. 이에 반해 하워드는 21득점 21리바운드. 후유, 정말 수퍼맨이구나.
양팀의 공격 스타일을 보면 극과 극이라 할 수 있겠는데, 매직의 경우 안 쪽의 하워드에게 공을 투입, 해결하게 하거나 혹은 바깥으로 빼서 3점을 노리거나 하는 식으로 공이 주로 외곽-골밑을 오가게 되는 편이고, 랩터스의 경우 좀 더 많은 패스를 하면서 오픈 찬스를 노리려고 한 것으로 보인다. 매직이 수비를 잘 따라붙으면서 랩터스의 유기적인 공격을 일단 막았고, 공격에 있어서는 매직 자신의 경기를 할 수 있었던 게 일단 매직의 승리 요인이라 할 수 있겠고, 이렇게 팀의 유기적인 공격이 막힐 때에 랩터스의 최종병기라 할 보쉬가 막히는 바람에 랩터스로서는 결국 어려운 경기를 했다. 카포노가 외곽을 좀 해주긴 했는데, 다른 팀원들의 외곽이 같이 터져주질 않았다.
여기에 매직의 또 다른 성공요인으로 꼽고 싶은 것은 잘 드러나지 않지만, 모리스 에반스의 존재이다. 시즌 초 매직의 경기를 보면서 고개를 내저었던 이유는 2번을 맡은 JJ 레딕이 워낙 단신이라 실제로 라인업이 1-1-3-3-5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부분을 모리스 에반스가 일단은 채웠다. 에반스 전형적인 슬래셔 2번으로서 점퍼가 좀 불안정해서 주전으로는 조금 아쉽지만 꽤 좋은 선수이다. 이 날도 랩터스의 양과 질이 우수한 스윙맨을 맡아 구멍이 되지 않는 역할을 잘 해줬다. 이 외에 보건스, 둘링 등 롤플레이어들의 활약도 쏠쏠했고.
랩터스는 어딘가 많이 아쉬웠다. 일단 이 날 유난히 제어가 안 되는 듯한 TJ 포드의 리딩도 아쉬웠고, 보쉬 + 바르랴니의 인사이드 진은 손을 대야 하는 듯 하다. 둘 모두 너무 비슷한 스타일의 인사이더이다. 둘 중 하나는 터프한 수비수였다면 더 좋을 텐데. 이미 지난 얘기지만 바르랴니 대신 알드리지를 뽑았더라면 더 좋지 않았을까. 랩터스로서는 현 멤버로는 이 정도까지 한계인 듯 하다. 이번 오프시즌에 풀리는 칼데론을 비롯해 팀에 어느 정도 손을 대야 하는 시점이 왔다.
그나저나 매직이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다음 상대로 피스톤스든 식서스든 매직은 상성이 그리 좋아 보이지 않는데… 늘 틀리는 예상이지만, 1라운드 끝나고 나면 예상이나 한 번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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