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무선인터넷 기능, 쿼티 키보드 등은 마음에 들었으나, 속도가 느린 점, 그리고 통화, 문자 관련 프로그램에 불편한 부분이 있다는 점이 아쉬웠다.블랙잭을 사용한 지도 어언 5개월이 되어 간다. 조만간 곧 바꾸게 될 것 같아서, 떠나 보내기 전에 간단한 사용기를 써본다.
(장점) 일단 형태가 참 기능적으로 괜찮다. 바형이라 조금 넓적한 맛이 있긴 하지만 화면도 널찍하고 버튼 배치 등이 전반적으로 쓰기 편하게 되어 있다. 가장 큰 특징이라 할
쿼티 키보드는 각 버튼들이 아주 작지만 그래도 문자를 보낼 때나 메모를 할 때 등 글자를 입력하기에 여타 휴대폰과는 비교할 수 없을만큼 아주 탁월하다.
Wifi 무선 인터넷을 지원하는 것도 큰 장점. 속도가 조금 느리긴 했지만 잠자리에서 메일과 간단한 뉴스, 블로그 등을 챙겨볼 수 있다는 점은 포기하기 힘든 장점이었다. 기타 부가 기능으로서는
책 읽기 정도가 쓸만했고, 윈도 모바일이 깔려있기 때문에
아웃룩과 거의 완벽하게
동기화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이었다.
(단점) 크게 두 가지를 꼽을 수 있겠는데 하드웨어 사양 때문에 속도가 느린 것이 하나, 전화 기능 프로그램들이 덜 다듬어진 느낌이라는 것이 다른 하나이다. 속도가 느리다는 건 처음부터 느꼈지만, 사용하면 할수록 크게 다가오는 단점이었다. 전화를 받을 때 약 1-2초간 동작이 늦어서 상대방이 ‘아, 받았구나.’ 싶을 때까지 두세 번 ‘여보세요.’를 반복해야 하는 건 익숙해지면 그럭저럭 넘어갈 만 했다. 하지만 전화를 걸거나, 연락처를 띄우거나, 그러다가 문자로 넘어간다거나, 혹은 카메라를 가동시킨다거나 할 때(특히 카메라의 경우 카메라 버튼 누르고 프로그램 뜨고 셔터 동작 단계까지 가면 가방 속의
디카를 꺼내어 켜는 것과 크게 속도가 차이나지 않을 정도였다.) 느릿느릿 움직이는 모습이 답답했다.
전화 관련 프로그램이 성에 안 차는 부분도 문제이다. 전화 받고 걸 때 화면에 숫자가 아주 작게 떠서 언뜻 확인하기 어렵다거나(그 큰 화면의 1/4 정도에만 글자가 뜬다.) 문자 프로그램도 그 큰 화면의 절반만 문자로 이용하고 나머지 공간 중 절반에는 불필요하게 큰 편지 봉투의 아이콘이 떠있는 것을 비롯해서 전반적으로 ‘왜 이렇게 만들었을까.’라는 의문이 드는 경우가 많았다. mms가 안 되는 거야 안 쓰니 상관없다고 해도,
부재중 전화 알림, 문자 반복 알림,
자음만으로 연락처 찾기 등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전화기 출시 후에 사용자들이 만들었다는 건 분명 문제가 있는 부분이다. 인터페이스도 전반적으로 ‘퇴고’를 안 한 느낌인데 통화목록에서 원하는 동작을 하려면 버튼을 몇 번이나 눌러야 한다거나, 혹은 해당 프로그램에 따라 상태표시 아이콘(문자 왔음을 알리는 아이콘, 한/영/숫자 전화 표시)이 상단의 중간쯤에 있다가, 오른쪽에 있다가, 혹은 없다가 하는 등등 전반적으로 일관성이 없게 느껴졌다.
결국 이 두 가지 단점은
사람들이 휴대폰에 대해 갖고 있는 기대치에 비해 블랙잭의 휴대폰 기능 혹은 프로그램이 사용자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라고 정리할 수 있는 부분이다. 흔히 PDA 폰으로 분류되는 휴대폰들이 대부분 갖고 있는 단점, 둘을 합쳐놨지만 일반 휴대폰만큼 휴대폰 기능이 편리하거나 완전하지 않다라는 함정에 블랙잭도 빠져 있다고나 할까.
PDA인데 액정 터치가 안 되는 점에 불만을 표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나 자신은 오히려 액정 보호에 크게 신경 써도 안 되었기 때문에 편했다. 동영상 재생 같은 문제도 내게는 큰 의미가 없었다.
마지막으로 무선 인터넷의 경우 되기는 되는데 다소 불편한 부분들이 있는 것도 사실이었다. 우리나라 웹페이지들이 너무 MS 익스플로러 위주, 혹은 PC 위주로만 만들어진 것을 블랙잭의 잘못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제대로 볼 수 없는 페이지가 많았다는 것은 사실이다. 또한, 해상도가 부족해 ‘가로 스크롤’을 해가며 봐야 한다거나, 각 페이지를 오갈 때 인내심을 꽤 요구하는 느린 속도 부분은 분명
블랙잭 무선 인터넷의 한계라고 봐야 할 것이다. 대신 이메일이나 RSS 등 텍스트 위주로 볼 때에는 충분히 위력을 발휘했다.
(총평) 언제나 그렇듯 사용기는 장점보다는 단점을 많이 쓰게 된다. 블랙잭의 경우 국내 출시 소식이 들릴 때부터 꽤 흥분하고 기다려왔던 기기인 만큼 단점도 눈에 더 들어오는 편이었다. 윈도 모바일이 깔려있는 스마트 폰이고, 그래서 자신에게 알맞게 꾸미는 것이 사용자의 몫이며 즐거움이겠지만, 정작 수정할 수도 없는 전화 프로그램이나 문자 프로그램에서 불편을 느끼게 되면 좀 곤란하다. 갈수록 눈이 높아지는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게을러지는 것인지(이를 테면 블랙잭에 이런 저런 프로그램을 깔아서 엄청나게 잘 활용하고 있는 사람들도 분명 있다.) 손에 쥐었을 때 ‘최소한의 노력’으로 ‘기본 이상의 기능’을 보여주는 “똑똑한 전화기”를 바라는 것이 그리도 이뤄지기 어려운 소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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